깊어가는 가을 어디를 가볼까?
깊어가는 가을, 어디로 떠나볼까? 그동안 여행지 선택에 여유가 없었던 경남 합천 여행을 떠나 보기로 마음먹었다. 여행 전부터 가보고 싶은 곳이 많았지만, 그중 내가 가장 먼저 떠올린 곳은 바로 경남 데이트 코스로 좋은 합천 해인사였다.
합천 해인사
주소 : 경남 합천군 가야면 해인사길 122
입장요금 : 무료
주차장 사용료 경차 2,000원 승용차 4,000원 중형 4,500원 대형 6,000원
얼마나 많은 시간이 흘렀을까. 작년 여름에 들렀던 해인사. 그때는 물소리길을 따라 걷다가 합천 해인사까지 잠시 들렀었지만, 이번에는 시간이 여의치 않아서 사찰로 바로 진입했다.
경남 데이트 코스로 들리기 좋은 이곳은 입장료와 주차료에 대한 아쉬움이 조금 있었지만, 몇 년 전에 문화재 관람료 감면 제도가 시행되면서 주차료만 지불하면 된다. 덕분에 부담 없이 해인사 풍경을 만끽할 수 있었다.
주차를 하고 숲길을 따라 걸어가는데 경남 단풍 명소로 손꼽힐 정도로 아름다운 단풍 터널이 펼쳐져 있었다.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멋진 가을 풍경에 감탄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바스락거리는 낙엽이 내 발자국을 따라 흩날리고, 고개를 들면 울긋불긋 아름다운 단풍들이 머리를 쓰다듬는 듯했다. 앞선 스님들의 걸음걸이에 맞춰 천천히 사찰로 들어갔다.
경남 데이트 코스로 합천 해인사를 찾은 이유를 이곳에 도착해서 비로소 알았다. 가을 만추의 아름다운 풍경에 흠뻑 빠져들고 싶었기 때문이다.
지난해보다 단풍의 채도가 조금 떨어진 듯했지만, 여전히 제 빛깔을 발하는 단풍들이 군데군데 있어 화려하고 고운 단풍의 자태를 느낄 수 있었다. 사진으로 담아내기 아쉬울 만큼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드디어 일주문에 도착했다. 일주문 바로 앞 사찰 입구 부근에 세계문화유산 해인사 고려 대장경 판전이라는 글귀가 커다란 바위에 새겨져 있어 사진 찍기 좋은 포토존으로 인기가 많았다.
가을철에 방문하니 국화꽃으로 장식된 다양한 포토존을 만날 수 있었다. 꽃마차와 아이러브 국화 조형물이 더해져 화려함을 더했다.
사찰로 이어지는 길은 좌우측으로 단풍나무들이 호위하듯 늘어서 있었고, 커다란 고목들도 우리를 마중해 주는 듯했다. 수백 년은 되었을 법한 우람한 삼나무를 바라보며 감탄했다.
합천 해인사는 신라 애장왕 때 순응과 이정이라는 사람이 창건했으며, 802년에 본격적으로 건립되었다고 한다. 성목태후의 후원을 받아 전지 2,500결을 하사받았으며, 순응이 갑자기 죽자 이정이 뒤를 이어 절을 완성했다.
해인사의 해인은 화엄경에 나오는 해인삼매에서 유래했으며, 화엄의 철학과 사상을 천명하고자 하는 의미를 담아 지어진 곳이다. 따라서 이곳은 화엄종의 근본 도량이자 우리 민족의 믿음의 총화인 팔만대장경을 모신 매우 중요한 곳이다.
합천 해인사하면 가장 먼저 고려 팔만대장경이 떠오른다. 고려 고종 23년부터 38년까지 완성된 대장경은 경판 수가 무려 8만 1,258면에 달하며 현재 합천 해인사에 보관되어 있다.
사찰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종교적인 믿음을 가진 신자들이지만, 나처럼 여행을 목적으로 방문하는 사람들도 많다. 어찌 되었든 사찰에 들렸으니 최대한 법도에 따라 관람하려고 노력했다.
합천 해인사는 한국 화엄종의 근본 도량이자 우리 민족의 믿음의 총화인 팔만대장경을 모신 매우 중요한 곳이다. 대적광전을 중심으로 명부전, 관음전 등 수많은 전각들이 자리하고 있다.
대적광전 바로 위쪽에 장경판전이 위치해 있으며, 가파른 계단을 올라가면 팔만대장경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국보 52호로 지정된 장경각은 조선 초기의 건축 양식이 가장 빼어나 건축사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나무로 만들어진 팔만대장경을 오랫동안 보관하기 위해서는 습도 조절과 통풍이 필수적이다. 우리 선조들의 과학적인 지혜와 뛰어난 건축 기술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자연적으로 습도와 통풍이 잘 되도록 지어진 건물이라고 한다.
과학 기술이 발달한 현대에도 따라가기 어려운 건축 방식이라니, 선조들의 뛰어남에 다시 한번 감탄하게 된다. 경내를 둘러보고 주변 경남 단풍 명소인 해인사 단풍까지 만끽하며 아름다운 가을을 보낼 수 있었다. 이상으로 경남 데이트 코스 소개를 마치겠다.
해인사 팔만대장경 장경판전
국보 52호로 지정된 장경각은 정확한 건축 연대는 알 수 없으나, 대장경이 이곳 해인사로 옮겨진 것은 1397년이라고 한다. 장경판전은 네 동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내부로 직접 들어갈 수는 없고 멀리서 바라봐야 한다.
북쪽 건물을 법보전이라 하고 남쪽 건물을 수다라전이라 하는데, 이 두 건물 사이의 작은 두 동 건물에는 사간판대장경이 모셔져 있다. 조선 초기의 건축물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건축 양식을 자랑하며 건축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나무로 만들어진 팔만대장경을 오랫동안 보관하기 위해 습도 조절과 통풍은 필수적이다. 선조들의 과학적인 지혜가 돋보이는 건물이라고 한다. 현대에도 따라가기 어려운 건축 방식이라니, 다시 한번 선조들의 뛰어남에 감탄하며 가을 풍경과 함께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 수 있었다.